최근 슈카월드에서 ‘고소득 흙수저’라는 주제를 다루었다. 높은 소득으로 과도한 세금은 부과받지만, 그에 상응하는 혜택은 없어 영원한 소득의 쳇바퀴에 갇히는 계층에 대한 분석이다.
이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이 문제의 정확한 당사자다.
함정의 정의: 높은 소득, 낮은 효용
나는 향후 교수가 될 것이고, 교수는 애매하게 돈을 번다. 연봉 8~9천만 원은 대한민국 청년 복지 제도의 거의 모든 수혜 자격에서 나를 탈락시킨다.
동시에 시스템은 우리에게 35%에 달하는 높은 세율을 부과한다. 공제 항목을 제외하면 실질 소득은 연봉 6천만 원을 버는 사람과 큰 차이가 없는, 소득의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구간에 진입하는 것이다.
겉보기엔 풍족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노동력을 연료로 끊임없이 페달을 밟아야만 현상 유지가 가능한 소득의 쳇바퀴. 이것이 바로 애매한 고소득자가 마주한 함정이다.
시스템의 본질: 불평이 아닌 생존을 도모하라
이런 이야기를 하면 “많이 버는 만큼 더 내는 게 당연한데, 세금 내기 싫다는 거냐”는 식의 비난이 따른다. 물론 맞는 말이다. 애초에 높은 세율이란 사회 유지를 위한 기본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이 시스템을 비난하거나, 이민을 통해 회피하려 한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보지 않는다. 이 기본 규칙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며, 설령 지금 없다 해도 언제든 생겨날 수 있다. 그때마다 새로운 판을 찾아 떠날 것인가? 판을 새로 익히고 적응하는 데에는 언제나 막대한 비용이 든다.
따라서 가장 효율적인 선택은 매번 새로운 판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다. 안정화된 사회의 큰 틀은 이미 정해져 있고, 세부적인 것들만 변할 뿐이다. 완전히 새로운 규칙을 익히는 것보다, 기존의 큰 틀 안에서 변화를 예측하고 틈을 찾는 것이 훨씬 더 쉬운 문제다. 적어도 나는 이것이 더 경제적인 생존법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 소득의 쳇바퀴는 어떻게 돌파해야 하는가?
유일한 탈출구: 두 개의 전선에서 싸워라
이 함정에서 탈출하기 위한 첫걸음은, ‘겉보기에만 많은 소득’이라는 자기만족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전략은 두 개의 전선에서 동시에 전개되어야 한다.
첫째, 소득의 효용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재 구간을 탈출하기 위해 발악해야 한다. 단순히 월급이 오르기만 기다리는 것은 현상 유지일 뿐이다. 시스템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소득의 절대량을 늘릴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둘째, 노동 소득 자체를 대체할 강력한 자본 소득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끝없이 고민해야 한다. 월급은 영원하지 않다. 내 노동력이 아닌, 내 자본이 나를 위해 일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만이 이 쳇바퀴를 부수는 유일한 길이다.
생존 전략: 규칙을 역이용하여 돌파구를 열어라
이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다행히, 시스템의 규칙을 아주 깊게 이해하면 파고들 길은 반드시 보인다.
가령, 청년창업세액감면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35세 이전까지, 특정 조건 하에 소득세와 법인세를 최대 100%까지 감면해 준다. 이는 시스템이 몇 안되게 허락한, 합법적인 절세 경로다. 결론은 명확하다. 애매한 고소득자에게 창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렇다면 교수가 가장 적은 비용으로 창업을 성공시킬 방법은 무엇인가? 나는 그것이 유튜브와 같은 인플루언서의 길이라고 잠정적으로 결론 내렸다. 지적 자본을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모델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자본 소득은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가? 세법을 공부하다보니 개인과 법인을 적절히 활용하여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고 자산 증식 속도를 높이는 여러 경로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가령, 창업을 통해 얻은 소득을 개인으로 귀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법인의 이름으로 투자하고 자산을 불려 나가는 것이다.
이 두 전략은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 35세라는 제한 시간 안에 창업으로 소득을 극대화하고, 그 소득을 법인이라는 방패 뒤에서 자본으로 치환하여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것. 이것이 애매한 고소득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생존 전략이 아닐까.
세상에서 살아남는 것은 단순히 내 분야의 문제만 잘 푼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유휴 자원을 활용해 끊임없이 경제적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야한다.
단기적으로는 본업의 시간을 뺏는 손해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더 큰 자유를 얻기 위한 시간 투자다. 이 과정을 통해 경제적 자유를 빠르게 구축해야만, 역설적으로 나중에 온전히 내가 사랑하는 컴퓨터공학에 모든 시간을 쏟아부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